대전 시립 미술관 (사진=홈페이지)
대전 시립 미술관 (사진=홈페이지)

대전시립미술관의 미술품 수집 제도를 놓고 지역 미술계 일각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수의 전문가가 소장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에다가 작품 선정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고, 공모 절차도 추진한 적이 없어 다양성, 투명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이 일고 있다.

대전일보에 따르면 시립미술관은 지난 1998년 개관 이후 해마다 3~5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 동시대 대표 작품 보존·활용과 미술관의 정체성 확립 등을 위해 미술품 수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립미술관은 그동안 지역 작가 미술품 808점 등 총 1347점을 수집, 소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립미술관은 관련 조례 시행규칙 중 `소장품 수집계획·제안` 등에 따라 해마다 과학예술과 뉴미디어, 근현대사 조명, 청년·중견작가 등 중점 수집 방향에 따른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뒤 작품을 수집하고 있는데, 수집여부 결정은 내부 학예 인력과 20여 명의 외부 전문가가 반반씩 작품 제안에 참여하고, 3배수로 압축된 작품들에 대해 12명으로 구성된 작품위원회를 통해 가치 평가 등을 통해 이뤄내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 미술계는 작품 제안이나 최종 선정 기준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작품 다양성이 한정적이며, 수집 절차 등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술관의 수집 사업에 대해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도에 한계를 보이며 정체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찬이 일고 있다.

특히 매년 1-2차례에 걸쳐 공모를 통해 작품을 심사하거나 구입하는 것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다르다 보니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일반공모, 주제공모와 함께 학예직 내부 제안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부산시립미술관의 경우 매년 두 차례 공모를 통해 작품수집추천위원회와 가격·수집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작품을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 2019년부터 공고와 내부 제안을 병행한 소장품 제안방식을 채택, 적용하고 있다.

지역 미술계 한 인사는 "소장품은 미술관의 수준과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라며 "수집 조건, 기준 등을 공개하고 공모로 작품을 제안받는 방식으로 전환해 공정성 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립미술관은 미술품 공모를 추진하려면 예산 확충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다른 시·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3억 원으로 삭감됐기 때문이다. 시립미술관은 이 예산으로 지난해 15점을 구입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전남도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은 올해 소장품 구입 예산이 20억 원에 이르며 서울시립미술관도 지난해 17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대전과 예산 규모가 비슷한 광주는 물론 부산의 경우 아트페어 등으로 외부 예산을 확보하거나 점진적으로 예산을 증액하는 등 열악한 실정을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울산시립미술관은 소장품 기금제를 채택, 남은 예산은 이월하는 방식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고 있다. 2017년부터 약 140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고, 지난해 70억 원을 투입해 120점의 작품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립미술관 한 관계자는 "현재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작품은 총 10점 내외에 불과해 수집에 한계를 빚을 수밖에 없다"며 "공정성을 고려해 통상 한 작가 당 1-2점 정도 구매하지만, 같은 맥락의 작품은 시리즈성으로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없지 않고 이전에 기증받은 작품들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