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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엔 관심없는 국립현대미술관…작품관리 소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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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 (사진=제보자)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 (사진=제보자)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 관리 허술함을 두고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운영 역량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운영 역량 부족을 지적하며, 근대미술 전문가인 윤 관장이 ‘무릉도원’ 같은 고서화의 특수성을 간과한 것이나, 여러 작품들이 보존 문제는 최종적으로 윤 관장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이 장기 전시로 훼손 우려에 놓여 있다. (사진=제보자)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이 장기 전시로 훼손 우려에 놓여 있다. (사진=제보자)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 (사진=제보자)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 (사진=제보자)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청전 이상범의 1922년작 ‘무릉도원’을 지난해 7월부터 11개월간 서울관에서 전시된 데 이어 6월 1일부터 과천관에서 개막한 ‘생의 찬미’ 전시에 연달아 선보였다.

미술계는 100년 된 고서화의 보존상 장기 전시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 중 대표 격인 청전 이상범(1897~1972)작 ‘무릉도원’의 과도한 장기 전시를 지적한하며 “11개월 전시한 것도 모자라 연달아 또 전시 중인데, 100년 된 작품에 탈이 나야 좀 쉬게 할지… 보존 문제에는 관심 없나 봅니다.” 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지방미술관 관계자는 “지방이나 외부 미술관에서 작품 대여를 요청하면 ‘전시 후 6개월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해왔는데 유독 자신들의 전시에서는 왜 그 원칙을 지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수집품을 삼성가(家)가 국가에 기증한 일명 ‘이건희 컬렉션’을 1448점 소장하고 있다.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 측 관계자는 “내부 기준으로 고서화의 경우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간 전시하고 전시 후에는 1년 이상 휴식기를 가진다”면서 “작품마다 상태가 제각각인데 서양화에 비해 종이나 비단에 그려진 전통 고서화는 온·습도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고서화 복원 전문가이자 문화재 관련학과 교수인 A 씨는 “100년 된 비단그림이라면 3개월 정도 전시해야 한다. 최장 6개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의 일부 미술관은 3개월 전시하면 5년간 재전시를 못하게 관리한다”고 지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서울관 전시 이후 작품 상태 조사를 거쳐 문제없다고 판단해 전시했다”고 말했다.

현대미술관의 또다른 문제는 습도다.

‘무릉도원’과 함께 채색화 특별전에 출품된 원로화가 김종학의 ‘현대모란도’가 습기 피해로 전시 도중에 철수됐다. 김종학의 유사작 경매 낙찰가가 2억 5000만 원 이상인 고가 작품이다. 

김종학의 2006년작 ‘현대모란도’가 장마철 습기로 인한 손상 우려가 제기돼 보존실로 옮겨가는 바람에 전시장 빈 벽 앞에는 작품 이미지가 담긴 A4 용지와 안내판이 놓여 있다. (사진=재보자)
김종학의 2006년작 ‘현대모란도’가 장마철 습기로 인한 손상 우려가 제기돼 보존실로 옮겨가는 바람에 전시장 빈 벽 앞에는 작품 이미지가 담긴 A4 용지와 안내판이 놓여 있다. (사진=재보자)

김종학의 '현대모란도' 전시 벽에는 A4 용지에 출력한 작품 이미지만 붙었고, 미술관은 ‘작품 상태 점검 중’이라는 안내판을 뒀다. 미술관 측은 “최근 비가 많이 오면서 전시실 습도가 갑자기 상승해 문제 가능성이 발생했다. 현재는 보존실에서 살펴보는 중”이라고 알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근무했던 ‘1세대 보존과학자’ 강정식 씨는 “서양화 기법의 현대화가 위태로울 정도면 100년된 비단그림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무릉도원’은 9월 하순까지 꼬박 14개월간 전시될 예정이다.

과천관 야외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들도 예외없이 관리 소홀에 놓여 있다.

과천관 야외조각 전시장에 설치된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조각의 검정색 물방울무늬 자리에 성인 엄지손톱보다 큰 허연 이물질이 묻어 있다.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조각의 검정색 물방울무늬 자리에 성인 엄지손톱보다 큰 허연 이물질이 묻어 있다.  (사진=제보자)
 일본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 조각의 검정색 물방울무늬 자리에 성인 엄지손톱보다 큰 허연 이물질이 묻어 있다.  (사진=제보자)

비슷한 크기(지름 180㎝)의 노란 ‘호박’이 2017년 크리스티 홍콩경매에서 약 93억 원(711만 달러, 수수료 포함)에 낙찰된 고가 미술품이다. ‘호박’ 맞은편 프랑스 조각가 자비에르 베이앙의 붉은색 ‘말’은 표면 군데군데 칠이 들뜨고 벗겨졌다. 장 피에르 레이노의 ‘붉은 화분’도 하단에 검게 긁힌 자국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한곳에 모인 주요 작품 3점 모두가 훼손된 상태다.

프랑스 조각가 자비에르 베이앙의 붉은색 ‘말’은 표면 군데군데 칠이 들뜨고 벗겨졌다. (사진=제보자)
프랑스 조각가 자비에르 베이앙의 붉은색 ‘말’은 표면 군데군데 칠이 들뜨고 벗겨졌다. (사진=제보자)
장 피에르 레이노의 ‘붉은 화분’도 하단에 검게 긁힌 자국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사진=제보자)
장 피에르 레이노의 ‘붉은 화분’도 하단에 검게 긁힌 자국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사진=제보자)

현대미술관 측은 “정기적으로 야외 조각품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으나 비바람에 노출된 야외 조각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세금으로 운영하는 대한민국 대표 미술관의 작품 관리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미술계는 유려하고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한편 지난 2월 2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윤범모 관장을 연임했다. 윤범모 관장의 임명은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 공개모집과 심사를 거쳐 이뤄졌으며 관장 임기는 2025년 2월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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