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목달동 박승무 화백 묘비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독자제공)
대전 중구 목달동 박승무 화백 묘비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독자제공)

한국 동영화 6대 화가이자 대전 '지역 1호 화가'인 박승무 화백의 활동터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어 추모·보존 사업 등을 통해 재조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미술계의 지역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 동양화 6대 화가로 꼽히는 박승무 화백은 1950년대 대전 중구 대흥동으로 거처를 옮긴 후, 후학양성을 통해 지역미술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해 추모 전시회 등의 활동을 펼칠 만큼 미술사적 가치가 높지만, 박 화백의 흔적은 문화유산으로 활용되지 못한 채 사라졌다.

미술계에 따르면 모텔촌에 둘러싸인 채 일반 가정집으로 쓰이던 박 화백의 활동터는 현재 철거된 후 한 병원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철거 시기는 2018-2019년 경으로 추정된다. 과거 이 곳을 매입해 미술교육사업을 펼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예산 부족과 주변 환경 등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중구 목달동 한 민가에 위치한 박 화백 묘소 역시 처조카가 땅을 팔고 잠적한 이후, 지난 2004년 지역 미술계에서 발족한 민간단체 심향선양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 소유자는 "2001년 경 토지를 구입했을 땐 방치와 훼손의 정도가 지금보다 심각했다"며 "170만 원을 들여 묘소를 다시 조성하고 매해 벌초 작업을 하는 등 신경 쓰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해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승무 화백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2009년 박 화백 평전을 집필한 미술사학자 황효순 박사는 "사후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할 후손과 제자가 없었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잊히며 명성이 가라앉은 상황"이라며 "작품 보존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재조명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승무 화백을 비롯, 대중으로부터 잊혀가는 향토예술인에 대한 추모·보존 관련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박 화백 관련 지자체의 지원 내역은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의 `심향맥전`이 전부다. 이마저도 추모나 보존 목적이 아닌 문화재단의 창작 관련 출연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일부가 지원된 것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박 화백을 포함해 지역 미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들의 작품을 수집·전시하는 `대전미술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호 전 한남대 회화과 교수는 "박 화백 평전도 보정이 필요하고, 도록도 없는 상황임에도 무관심할 뿐더러 관련 사업을 건의해도 예산 부족 등으로 추진된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라며 "수 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진척된 게 없다. 지자체와 산하 미술기관·단체가 협력해 박 화백과 같이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지역 향토예술인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사업이 적극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