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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 MZ세대 겨냥 방탈출 전시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쓰레기 매립장에서 철새공원으로 변모한 1997년 을숙도를 보여주는 황문정 설치작.
쓰레기 매립장에서 철새공원으로 변모한 1997년 을숙도를 보여주는 황문정 설치작.

부산현대미술관은 20·30대 MZ(밀레니얼+Z)세대를 전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국내 미술관 최초로 방탈출 전시를 기획했다.

'시간여행, 타임머신, 방탈출 게임.' 이 세 가지를 활용한 전시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런데 부산현대미술관 생태환경전시 '시간여행사 타임워커'(8월 29일까지)에 들어가면 폐허에 가까운 미래의 을숙도와 마주하게 된다. 2081년 을숙도는 환경오염으로 망가져 '접근금지' 경고문으로 둘러싸여 있다. 퀴즈를 풀고 이 방을 탈출해서 만나는 과거의 을숙도 역시 황폐하다. 1980년대 낙동강 하굿둑 건설을 둘러싼 환경단체와의 갈등, 1990년대 분뇨해양처리장으로 이용되던 을숙도 화장실, 2000년대 을숙도대교 건설 현장 침출수로 인한 참게 폐사 사건 등이 설치미술 작품으로 펼쳐진다. 곳곳에 숨어 있는 방탈출 단서를 찾기 위해 작품들을 찬찬히 뜯어보게 된다.

난생처음 방탈출 게임에 도전한 기자는 함께 들어간 젊은 관람객들의 기지로 50여 분 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 1시간 안에 탈출하면 전시의 토대가 된 심너울의 원작 소설 '타임워커 Inc.(시간 방랑자)'를 받는다. 과거 쓰레기매립장에서 철새공원으로 변모한 을숙도의 비밀을 알고 있는 미래의 시간여행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SF소설이다. 을숙도는 부산현대미술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미술작가와 건축가는 이 소설을 기반으로 참여자들이 다녀야 할 시간의 공간들을 각자 작품과 연결해 제작했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진휘·문진욱, 게임과 VR(가상현실)를 소재로 작업하는 황문정·안성석,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정이삭·이완,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연구하는 중앙대 FMA연구소, 김은서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작품을 펼쳤다.

재활용 나무판에 작품을 걸고 전시 폐기물까지 펼친 `지속 가능한 미술관:미술과 환경`. [사진 제공 = 부산현대미술관]
재활용 나무판에 작품을 걸고 전시 폐기물까지 펼친 `지속 가능한 미술관:미술과 환경`. [사진 제공 = 부산현대미술관]

. 김가현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기존 환경 전시가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전시에 참여할 방법을 찾던 중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끄는 방탈출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받는 이 전시와 더불어 부산현대미술관의 또 다른 기획전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9월 22일까지)도 화제작이다. 전시장의 상징인 흰 석고벽을 없애고 조명을 최소화했으며, 작품 설명도 손글씨로 대체했다. 국공립미술관 전시 하나가 끝난 후 발생하는 트럭 4대 분량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다. 흰 벽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거친 나무판에 작품을 걸고, 전시장 한편에는 지난 전시에서 나온 쓰레기를 그대로 전시했다. 물론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어려울 듯하다. 외국 작가들의 작품 운송 수단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항공 대신 선박을 선택했다. 전시를 기획한 최상호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작품을 보여주는 데 최적의 공간이 아닌데도 전시에 동의한 작가들이 고마웠다"며 "앞으로도 흰 벽을 안 쓰는 전시를 할지 장담은 못 하지만 지금 경험을 살려 최대한 자원을 안 쓰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국내외 작가 60여 명 작품 90여 점이 펼쳐져 있다. 곳곳에 놓인 의자들의 재료는 놀랍게도 마스크였다. 김하늘 작가는 코로나19로 필수품이 됐지만 썩는 데만 400여 년 걸려 환경 재앙의 불씨가 되는 폐마스크 수천 장을 녹여 의자 작품 '스택 앤 스택'을 제작했다. 태양광 패널과 버려진 자동차 문으로 만든 하룬 미르자 설치 작품 '웨인을 위한 가로지르는 물결(태양의 심포니 10)'도 친환경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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