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재료의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예술적 작품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정선 작가는 전통 나전칠기 기법을 재해석하여 옻칠과 나전의 극대화된 조형성을 갖춤으로써 전통미술을 현대화시킨 ‘옻칠 회화’를 선보이며 많은 눈길을 끌고 있다. 전통과 현대, 빛과 어둠, 인간과 자연, 육지와 바다의 이중적 공존의 조화로움 속에서 옻칠과 나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조형적 결과물을 수도승의 고행처럼 정직하고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옻칠과 나전의 신비로운 기운을 받아 시간이 녹여 낸 치유의 울림과 위로를 전한다. 하 작가를 만났다.
400년 전통의 나전칠기의 본고장인 통영에서 하 작가는 유화 연작 ‘통영야상곡’을 선보였다. 이 작업을 본 통영옻칠미술관(2006년 개관) 故 김성수 관장의 권유로 옻칠 회화에 입문했다.
그는 10여 년 동안 통영옻칠미술관에서 작업하던 중, 2015년 하 작가만의 옻칠 회화를 감상할 수 있는 통영 ‘휴갤러리’를 개관, 옻칠과 나전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오롯이 통영 죽림만을 품은 휴갤러리에서 변화무쌍한 통영 바다의 자유로움을 느끼는 호사를 누릴 뿐 아니라 탐미적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가꾸어 놓은 자작나무 아래에서 죽림만을 바라보는 티타임이야말로 작품구상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20년 가까이 옻칠과 나전의 사랑앓이로 쉼 없이 달려온 하 작가는 옻칠과 나전을 더욱 회화성 있게 표현하는 ‘옻칠 회화’ 작가로 대중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통영만의 자유로움과 희망을 갈구하는 힐링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국내 대표 옻칠 회화 작가인 하정선 작가는 지금까지 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 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지난해 11월 인사아트센터 경남갤러리 5층에서 열린 <치유의 울림! 옻칠 회화> 개인전도 성황리에 마쳤다. 또한, 그는 동방대학원대학교 옻칠 조형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칠예가협회, 옻채전 등의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내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옻칠과 나전 재해석' 작품세계 화제
“저는 옻칠과 나전의 신비로운 기운을 받아 ‘옻칠 회화’라는 작품세계에 천착하고 있습니다. 심오한 색감과 광채로 방부, 방수, 방충 등 수천 년을 견딜 수 있는 현존하는 지구 최상의 천연 도료인 옻칠은 다양하고도 깊고 은은한 묵묵함까지 담아낼 수 있으며 오색 찬연한 천연의 빛과 색감을 살려 하나의 물감으로 재해석한 나전을 붓으로 터치하듯 전통나전기법(끊음질. 줄음질. 타찰)으로 시문한 작업입니다. 옻칠을 바르고 베 바르기, 토회칠 등을 반복해서 칠을 올린 전통제작기법을 충실히 거친 옻칠목태캔버스 위에 나전을 붙이고 옻칠하고 갈아내기를 수십 번 반복하면서 스스로가 만족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결과물은 역동적인 입체감과 보는 위치에 따라 작품 속 이미지가 변하는 오묘한 매력이 가히 치명적입니다. 제가 옻칠 회화를 계속 작업하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이 작품 속에서 꿈틀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좋은 기운들을 저뿐만 아니라 이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