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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업 사진전' 개최..."인간의 시선이 담은 아름다운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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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까지 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발레 수업 B, 1974, Berkeley 대학 8cm 50 X 50_66x66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발레 수업 B, 1974, Berkeley 대학 8cm 50 X 50_66x66 (제공=아트센터자인)

4월의 봄 기운이 스며든 아트센터자인에서 전시 중인 이강업 작가를 만났다.  UC 버클리 건축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에서 도시 설계를 전공한 그의 사진은 유학시절부터 시작된다. 1982년 한양대 건축 교수로 재직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축 사진을 찍었으며, 최근에는 일상적 소재의 추상화를 사진으로 그려내고 있다. 버클리 대학 과 롱우드 대학 갤러리에서 전시 개최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토포 하우스와 63 스카이아트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이강업, 발레 수업, 1974, Berkeley 대학 55 X 82.5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발레 수업, 1974, Berkeley 대학 55 X 82.5 (제공=아트센터자인)

◆젊은 청춘의 시선으로 담은 인간 육체 찬미

지금은 익숙하지만, 작가가 유학하던 시절에는 발레 동작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사진에 매료되었던 젊은 청춘의 눈에 우연히 비친 UC 버클리의 발레 연습실에서의 여성의 몸동작은 눈 뗄 수 없는 에로스적 아름다움이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했던 젊은 사진 작가와 그의 재능을 알아보는 발레리나와의 만남은 순수한 예술가들의 조우였다. 

이강업, 더블 누드, Berkeley 대학 40 X 53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더블 누드, Berkeley 대학 40 X 53 (제공=아트센터자인)

◆건축에 담긴 종교성…신에 대한 욕망

인간의 속성에는 초월적 삶의 추구라는 욕구가 있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스스로 단순한 동물이 아닌 그 이상의 초월적 존재로서의 인식과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는 신과의 연결로 이어진다. 특정 문화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주로 종교 건축이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건축의 역사는 결국 종교 건축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강업, Machu Picchu, 15C, 페루 55 X 76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Machu Picchu, 15C, 페루 55 X 76 (제공=아트센터자인)

안개 낀 산 꼭대기에 위치한 마추픽추는 신과 가까이에서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인간의 바람을 보여준다. 

이강업, Hagia Sophia, 6C, Isidoros & Anthemios, Istanbul, 튜르키예 55 X 64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Hagia Sophia, 6C, Isidoros & Anthemios, Istanbul, 튜르키예 55 X 64 (제공=아트센터자인)

소피아 성당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지배적인 종교가 바뀌면서 건물은 성당이 되기도 이슬람 사원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인간의 시선에 의한 변화의 과정일 뿐, 신은 관계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노년의 시선에 새로 들어온 자연이 그리는 추상

이강업, 연 줄기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연 줄기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작가는 은퇴 후, 팔당 인근에 머물며 주변의 자연에 주목한다. 특히,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자아내는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끊임없이 일렁이는 물결은 항상 변화하며 흐르고 있지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 변화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물결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형태는 작가의 시선 속에서 회화적인 추상의 이미지로 재탄생한다. 

이강업, 반사, 베네치아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반사, 베네치아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끝으로 작가는 이런 말을 남긴다.

"아름다움은 이런 흔적들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에 담겨 있는게 아닌가 한다. 무심코 지나치거나 금세 사라지는 이런 흔적들이 우리의 시선을 통해 아름다운 의미로 탈바꿈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무엇을 대상으로 하든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강업, 반사, 팔당호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반사, 팔당호 55 X 55 (제공=아트센터자인)

이강업 작가의 사진전은 작가의 인생 기록이자, 우리 모두의 삶의 여정이다. 젊은 시절 우리는 곧장 눈에 들어오는 화려함에 취하듯 꽃을 찾아 탐험을 하고,  시간이 지나 어딘가에 정착하면서 존재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위해 애쓰고, 어느 날 은퇴의 때가 오면 내 주변의 일상과 다정하게 지내며,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강업작가의 사진전을 감상하다보면, 인생의 여정 속 때때로 달라지는 시선 속에서도  언제나 아름다움이 보였고, 매 순간이 그 나름대로 찬란히 빛났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27일까지 아트센터자인(종로구 평창동)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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