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전경, 모준석 개인전 'Transcendance spatiale : 공간적 초월', Square des Batignolles 75017, Paris, 2024 / 사진 : 작가제공
Q.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파리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형예술가로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 양쪽에서 선(line)적 조형을 만듭니다. 비워진 내부 공간과 다양한 형태의 결합을 통해서 우리를 나누는 경계와 나와 타인의 공존에 대해 질문합니다. 현재 파리1대학 Panthéon-Sorbonne 조형예술학과 박사과정 재학중이며 6월에 박사논문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모준석 개인전 'Transcendance spatiale : 공간적 초월', Square des Batignolles 75017, Paris, 2024 / 사진 : 작가제공
Q.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저는 작업초기부터 타인과의 공존에 대한 생각과 질문을 선형 조각의 형태로 표현해 왔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공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은 나와 타인을 나누는 벽이 없는 공간,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투명한 공간의 형태의 연구로 발전하였습니다. 점토 모형에서 선형의 조각작품으로 옮겨가는 저의 작업 과정은 작업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덩어리져 막혀 있는 점토에서 선으로 이동하면서 내부 혹은 외부로 구분되어야 하는 이분법적인 공간의 개념은 지워지고 내부이면서 동시에 외부인 공간이 만들어 집니다. 저의 작업에서 공간의 의미는 사물을 구별하는 절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동양에서의 사이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 空間, 즉 타인과의 거리와 관계가 공간의 형태를 규정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Q. 타인과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작품의 주제는 저의 개인적 경험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한 공간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때 방 한 칸에서 온 가족이 함께 지내기도 했고, 대학 기숙사와 군대에서는 보다 많은 다수와 함께 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경계 없는 공간에서 타자와 더불어 사는 삶의 경험은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하고, 공존에 대해 고민하게 했습니다. 서로 다른 삶의 모습들을 가진 타자와의 공존 형태 연구는 계속하여 발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서로의 공간을 양보하여 만들어내는 비움의 공간을 통해 공존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수많은 선들의 겹침을 통해 공존의 형태를 확장시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증강현실(AR)을 통해서 가상과 실재의 상보적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기억의 공존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기법을 사용하시나요?
저는 용접을 통한 금속 조각작품과 가상현실에서 손짓을 통한 디지털 조각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업의 초기부터 용접이라는 기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게 된 이유는 다른 창작 기법보다 순식간에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이 저의 성격과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주요한 작품의 재료는 동선과 동파이프입니다. 다양한 금속 중에서도 동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스테인리스 스틸, 철보다 무르고 재료에서 따뜻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도시가 폐쇄되고 사람 사이에 절대적인 최소한의 거리가 요구되는 시대를 경험하면서 고정된 공간의 경계를 넘어 창작과 소통이 가능한지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발견하게 된 가상현실(VR)이라는 재료는 중력이 없는 무한한 공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VR공간에서 손의 움직임으로 디지털 작품도 병행하여 창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만든 디지털 조각작품들은 공존에 대해 질문하고, 선으로 형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제나 형태적으로 저의 금속 조각작품들과 맥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중력의 한계와 조각에서의 제한된 공간을 넘어 새로운 형태를 연구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Q. 앞으로의 전시 및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몇일 전 파리 17구의 온실공간에서 이뤄진 개인전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5월9일부터 12일까지 뉴욕 첼시에서 열리는 포커스 아트페어에 참여합니다. 6월에는 박사 논문심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6월 26일부터 29일까지는 재불청년작가 협회(AJAC)단체 전시에 참여합니다. 계속해서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모준석 작가님 / 사진 : 작가제공
Q. 마지막으로 미래의 작가님이 작가로서의 지향점은 무엇일까요?
예술가는 유연한 사고와 새로운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오늘날 필요한 질문들을 다시 생각하고, 자신들의 답을 찾는 것이지요. 저는 앞으로도 나와 타인의 경계와 연결에 대해 또한 동시대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