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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우리의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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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생강(협업공간_두치각 대표)

[협업공간_한치각]이 위치한 평택시 신장동이다. 신장동은 평택시 중에서도 미공군(k-55)이 주둔해 있는 곳이다. 원래 이곳의 명칭은 ‘송탄’인데, 송탄이 기지촌으로 유명해서인지 이제는 이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어느 순간 신장동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기지촌의 특색이 어디 갈까. 전국에 흩어져 있던 미군은 평택으로 모여들었고, 거리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다닌다. 신장동은 경기도 내륙의 깊은 곳에 있지만, 대한민국 어느 곳 보다도 세계정서에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 변우리, 마주하다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 변우리, 마주하다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협업공간_한치각]은 2020년 번개가 치듯이, 신장동에 문을 열었다. 신장동이 그냥 재미있어서,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도 지 멋대로 라서, 눈치 안 봐도 되서 그렇게 예술가들의 협업을 꿈꾸며 공간을 만들었다. 조물주가 이 땅을 세웠다고 해도 바벨탑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길 수 없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발붙이고 있는 이 땅이 궁금해졌다. 지금-여기 이 땅의 모습이 왜 이렇게 생긴 것이지. 내 앞의 그/녀는 왜 여기에 서 있는 것인지, 왜 우리는 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졌다. 이 땅의 역사를 추적하고 싶어졌다.

▲ 변우리, 마주하다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 변우리, 마주하다종이에 오일파스텔, 29.7 x 21.0cm, 2021

예전 송탄, 지금 신장동의 기억을 추적하고 기록하기로 했다. 지금의 이 땅과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청년작가-변우리, 이의석, 정혜린, 허창범-를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한다. 바로 추적과 탐사를 나갈 수는 없는 법.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지금 어디인지를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번 <우리의 다음,>은 도시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청년작가인 그들의 지금을 점검하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무엇을 고민하면서 우리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변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고, 화려한 드로잉으로 풀어낸다. 이의석은 도시에서 발견하는 이미지를 단서로 의미의 추적을 시작한다. 정혜린은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연작 드로잉을 진행하면서, 그녀의 방을 구축한다. 허창범은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4명의 작가는 공통의 범주로 묶이지 않는다. 그저 다름을 드러낸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여기서 시작한다. 이 다름을 전시로 시각화하고 기록한다. 이 후 진행될 도시 기록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의 결과물을 통해서 우리 다음의 사람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도시 기록 프로젝트가 남아있는 사람이, 그리고 다음을 살아낼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의석, 무너지는 것을 위한 기념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21

 

▲ 이의석, 무너지는 것을 위한 기념비
혼합재료, 가변설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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