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존재론적 모상 '집'에 대하여
조명 설치작품과 드로잉 소품 등 총 50점 작품 전시
10월 30일까지, 인가희 갤러리에서
전시포스터. 인가희갤러리제공
박혜원의 개인전 《My Dear Little Home》 이 10월 12일부터 10월 30일까지 인가희갤러리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조명 설치 작품 20점, 드로잉 소품 작품 28점 및 한지 드로잉 2점을 비롯한 박혜원의 신작 총 50점을 선보인다.
My Dear Little Home, 2024, 스테인레스틸, 메리노울, 조명설치, 약 30x 30cm 20Each / 인가희갤러리 제공
특히, 박혜원의 My Dear Little Home 조명 설치 작품은 인가희갤러리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리즈로 인간의 첫 집(Home)이기도 한 자궁을 상징한다. My Dear Little Home 시리즈는 약 30센치 정도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집의 형태를 세우고, 각 면을 붉은 실(메리노 울)로 칭칭 감아 제작되었다. 작가에 의하면, 이 작품의 크기는 32-35주된 태아가 안착하고 있는 여성 자궁의 크기와 같다고 한다. 또한 각 작품 내부에 설치된 조명은 태아의 생명을 의미한다. 각 작품 안에 설치된 조명의 꺼짐과 켜짐은 태아의 생명을 암시한다. 이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자궁이라는 인간의 첫 ‘집’이라는 개념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다.
Choungpyung Temple, 2024, ottchil on Hanji, drawing, thread, 24 x 32cm/인가희갤러리 제공
박혜원은 ‘집’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그의 작품 중 ‘My Dear Little Home’은 단순한 건축적 구조물을 넘어서 가족애와 사랑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탐구한다. 작가는 자수로 그려진 작은 집과 철제 프레임에 붉은 실로 감은 작품을 통해, 집이 단순한 셀터(Shelter)가 아닌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장소임을 이야기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개인적 경험, 특히 조산과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의 기억이 작품에 투영되어 있으며, 이는 어머니의 사랑과 고통을 상징한다. 전시는 또한 가족 공동체의 행복을 염원하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으며, 붉은 실로 연결된 집들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전시전경 / 인가희갤러리
◆ 작가소개
박혜원은 '집'을 소재로 설치와 드로잉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집은 사람이 살면서 생활하는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며, 삶의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또 현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집은 소유와 재산에 대한 욕심과 갈망의 상징이되기도 하였다.
예전에 한국에서는 집을 '궁 gung (宮)'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는 원래 왕이 거주하는 '궁 (gung/ palace)'의 뜻도 있지만, 'home'이라는 의미도 함께 사용되었다. 또한 한국어에서는 태아가 자라는 자라는 집인 '자궁, ja-gung' 역시 같은 궁(gung, 宮)자를 사용한다. 즉, '궁 gung'은 생명이 생겨나는 공간이자, 사람이 살면서 가지는 공간이다. '묘지'도 또하나 죽은자들의 집이라고 본다면, 무덤은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의 죽은자들이 소유하게 되는 집이다.
전시전경 / 인가희갤러리
집은 인간의 마지막 집은 각기 종교, 문화 가풍에 따라 다른 집(무덤)을 인간의 탄생과 소멸에 이르는 모든 지점이며, 각각의 공간은 삶의 중요한 모멘텀의 상징으로서의 보여주고있다. 작가의 드로잉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궁 (gung, 宮)'은 실제 한국에 실존했던 궁궐도 및 건축물을 그려낸 옛 그림에서 이미지를 차용한다. 이 그림들의 원본은 기록화이다 보니 그림의 중점이라기 보다는 정확한 기록에 의의가 있는 수간채색기법의 그림들이다. 이러한 옛 그림에는 나무, 행차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현장의 모습이 생생이 그려져있으나, 작가는 집에 중점을 두어 옛 집의 모습을 좀더 직선적이고 구조적인 형태로 화면안으로 가져와 좀더 예술적인 부분에도 의의를 둔다.
전시전경 /인가희갤러리 제공
박혜원(Korean, b.1979)은 2003년 경희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영국에서 Chelsea College of Art & Design 에서 Fine art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영국, 미국과 대만에서 개인전을 했고 국내외에서 다수의 프로젝트와 기획전및 그룹전을 참여하였다. 미국과 대만, 국내레지던시에 참여하였으며, 2011년도 미국프리맨재단 Asian Fellowship Winner 로 선정되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미술은행, 오산문화재단, 버몬트스튜디오센터 미국, Pier 2 Art Center 가오슝문화재단 대만, 영은미술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