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부터 11월 19일까지 홍콩 디스커버리베이의 DB North Plaza에서 이예지 작가의 개인전이 열려, 다수의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전시회 포스터 (제공 : jeeumgallery)
“고독에서 연대로: 새로운 영혼을 향한 예술적 전환” 이란 주제의 이번 컬렉션에서는 죽음의 경험의 무게를 딛고 새로운 영혼의 탄생을 위한 간절한 염원이며 인간의 회복력 그리고 슬픔에서 사랑으로 전환하는 삶의 여정을 축복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Last sunset, Last goodbye (제공 : jeeumgallery)
이번 컬렉션을 통해 작가는 상실의 고통을 치유하는 인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각 작품마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외로움, 고통, 슬픔의 기억을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공 : jeeumgallery)
각 작품마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외로움, 고통, 슬픔의 기억을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척박한 사막속에서 새들과 공생하며 사는 큰기둥선인장은 사막 같은 도시안에서 가족이란 둥지를 틀고 영혼의 안식을 찾는 인간의 삶을 그린다.
유한한 삶속에서 떠난 이들과의 작별은 무지개로 이어지며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난 초월의 관념을 향유합니다.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도 피어나는 녹색 선인장의 존재는 상실의 허무함을 태우고 새로운 영혼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불씨와도 같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슬픔과 고통은 그 어떤 것으로도 치유되기 힘들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이예지 작가의 그 시작은 무엇일까?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들어볼 수 있었다.
(제공: jeeumgallery)
Q.. 전시회 "고독에서 연대로"에 대한 영감의 근원은 무엇인가요?
이예지 작가 : 일년전 그리고 현재 사랑하는 가족, 인연들과 이별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에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두려움,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슬픔, 헤어짐에서 오는 무력함과 고독, 허무함, 사랑과 낭만에서 오는 설레임, 무언가를 향한 동경, 혹은 경외감,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미래, 걱정과 답답함의 감정들이 복잡하게 뒤엉킨채 모든 작품속에 녹아있습니다. 떠난 그들을 추억할만한 장면, 나누었던 이야기, 노래, 사진 등을 보며 그때의 감정들이 뒤섞인채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작업했는데, 작업이 끝나갈 무렵에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스스로 치유가 되는 것을 느끼며, 이 모든 과정은 흩어진 감정의 조각을 맞춰가는 시간이자 영감이 되었습니다.
Q.. 이번 전시 제목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 있다면 어느 작품인가요?
이예지 작가 : 이번 전시의 메인작품인 "From Solitude to Solidarity"입니다. 이 작품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사 중 가족,사랑, 우정 그리고 사회를 살아가며 겪는 일들과 감정을 담은 우리의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포근해 보이는 하트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고 있는 동물들, 토끼 가면을 쓴 새를 조종하여 토끼를 유혹하는 다람쥐, 저 멀리 헤어진 연인을 바라보는 토끼, 죽은 새는 다시 흙으로 돌아가며 새로운 선인장으로 태어나고, 그 주변을 자유롭게 다니며 위안과 치유하는 작은 새들, 그리고 무지개빛 풍경은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 끝에 이미 세상에 없는 이들을 위한 세상이 이어진듯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공 : jeeumgallery)
Q..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에서 무엇을 얻어가길 바라나요? 당신의 전시회를 경험한 후에 그들이 가지고 갈 메시지나 감정은 무엇인가요?
이예지 작가 :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슬픔과 고통은 그 어떤 것으로도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압니다. 눈물을 감추고 슬픔을 눌러야만 행복하게 잘 사는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품 속에 눈을 가린 채 등장한 동물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차라리 눈을 가리고 싶은 모습은 제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억눌러오던 깊은 감정들을 분출하기도 하며 갈피를 잡지 못한채 헤매고 있을때, 작품속 하트섬과 초승달이 '힘들면 잠시 기대서 울어도 된다'고 이야기 하는 듯 했고, 치유의 과정이 시작되는 듯 했습니다. 초기 선인장 시리즈에 등장하던 힐라딱따구리가 다시 등장하게 되며 자이언트 선인장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 둥지를 짓는 힐라딱따구리에 내 자신을 투영하여 내가 가지 못하는 곳도 가고, 사랑의 메세지를 전해주기도 하고, 죽은 이 곁에서 애도 하고, 울고있는 동물 옆에 묵묵히 앉아 위로를 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능동적 치유의 과정으로 표현된 작품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떠나보낸 슬픔이나 인간관계에서 힘들어한 모든 분들이 공감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작품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먼저 시선을 끈다. 더 오래 감상하다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예지작가의 본연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예지작가, 다음전시는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