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희갤러리에서 구지언(b.1990)과 여운혜(b.1989)가 참여한 전시 《여우 나오는 꿈》이 2024년 11월 14일에서 29일까지 진행된다. 전시에서는 구지언 작가의 회화 8점, 여운혜 작가의 설치 작 6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동아시아의 설화 및 신화에 인간도, 신도, 동물도 아닌 중간쯤의 존재로 등장하는 ‘여우’에 주목한다. 존재의 경계에 존재하고 있는 여우와 같이 구지언은 중성의 신들과 혼종의 생명체들을, 여운혜는 까마귀와 버려진 사물들에 대한 작품을 선보인다.
구지언, 영감도깨비신, 2024, 나무판넬에 아크릴 채색, 162x81cm / 인가희갤러리 제공
구지언의 하이브리드(hybrid) 적 이미지는 이번 전시에서 ‘이질적인 것의 접합’과 ‘갈라진 적 없던 것들의 출현’으로 나타난다. 이질적인 것들의 접합은 ‘매고양이 신화’, ‘나리괴석도’, ‘사이버드래그 뷰티’ 연작, 그리고 <영감도깨비신> 등에서 나타난다. 특히 <영감도깨비신(令監獨脚鬼神)> (2024)에 주목할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 ‘영감(令監)’이라는 도깨비를 위해 펼쳐지는 ‘영감놀이굿’을 토대로 젠더, 역할에 있어 양면적인 도깨비의 모습을 그려낸다.
구지언, 매고양이 신화-매고양이, 2024,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지름 30cm / 인가희갤러리 제공
이외에도 <번개와 바다토끼-부르사텔라 리치> (2024)에서는 자웅동체로 단성생식을 하는 바다토끼가 번개를 뿜어내고 있고, <자웅모자이크 고양이-둘> (2024)에서는 XX, XY 호르몬이 생물체의 몸에서 반반씩 발현되는 현상인 자웅 모자이크 현상을 고양이를 통해 드러낸다. 이렇게 혼종적 존재들, 성별이 한 번도 구분된 적 없는 존재들을 그리며 작가는 우리가 행하는 인위적인 구분들에 대해 묻고자 한다.
여운혜, 다그닥 다그닥 (내 얘기 좀 잘해 줄 수 없겠니), 2024, 말 놀이기구, 종이에 연필 (꾸미기), 각 60 x 70 x 40 cm / 인가희갤러리 제공
여운혜는 도처에 널려 있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물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질문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전시전경 / 인가희갤러리 제공
작가는 껍데기만 남아있는 회전목마의 말이나(<다그닥 다그닥 (내 얘기 좀 잘해 줄 수 없겠니)> (2024)),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진 조각 (<머리, 입, 꼬리 (내 얘기 좀 잘해줄 수 없겠니)> (2024))을 통해 계속해서 의미가 바뀌어온 사물들이 현재 우리 눈에는 텅 빈 껍데기로만 이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운혜, Substitute: part 1, 2024, 왁스, 수집한 쓰레기, 스테인리스 스틸, 클램프 및 혼합 재료, 가변크기 / 인가희갤러리 제공
더불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마귀가 불길하고 부정적인 동물이라고 여겨지는 상황에 도전하기도 한다. <Substitute>(2024)는 왁스로 속이 빈 까마귀 모형을 제작하고 그 안에 버려져 있는 플라스틱 병, 캔, 비닐봉지 등을 채운 작품이다. 이 까마귀 모형을 작품 사이에 배치해 두어 다시 한번 경계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전시전경 / 인가희갤러리 제공
◆ 작가소개
구지언 (b.1990, Korean)은 성과 젠더에 관심을 가지고 하이브리드적 이미지를 창조한다. 그의 작업에서 사회적 성별이자 수행성을 지닌 젠더는 더 나은 사회적응을 위한 일종의 위장에서 자연스러운 진화의 개념으로 연결되며 이는 새로운 시대의 ‘혼종’ 인간상으로 나타난다. 최근의 작업은 한국의 토착 샤머니즘의 제의도구 중 ‘무신도(巫神圖)’가 가지는 형식과 의미를 차용하여 중성(中性)적 신을 제안한다. 동시에 무성생식(無性生殖) 혹은 단성생식(單性生殖)의 사례가 보고되었던 동식물 종의 도상을 신과 함께 배치하고 있다
구지언, 사이버 드래그 뷰티-은란 (좌)/사이버 드래그뷰티-소오 (우), 2024, 나무판넬에 아크릴 채색, 90.9 x 72.7cm / 인가희갤러리 제공
여운혜 (b.1989, Korean)는 설치 및 관객 참여형 작업을 통해 조각 매체를 실험한다. 그는 도시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를 수집해 작업한다.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 사이의 상호 의존성과 존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며, 보다 넓은 범위의 환경적 의미를 탐색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히티드 아스팔트》(ARC1, 서울, 2024), 《한계도 모르고 퍼져나가는 것들의 거래》(원파운드샵 서교점, 서울, 2018) 등이 있으며, 단체전 《2024 New Rising Artist: 부산물》(제주현대미술관, 제주, 2024), 《더 세컨드 충녀》(SS2, 서울, 2024), 《Super Fusion—2021 Chengdu Biennale》(청두현대미술관, 청두, 2021), 《2019 서울 포커스: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19) 등에 참여했다.
여운혜, 머리, 입, 꼬리 (내 얘기 좀 잘해 줄 수 없겠니), 2024, 새 놀이기구 파편, 가변크기 / 인가희갤러리 제공
전시 포스터 / 인가희갤러리 제공
전시 제목: 《여우 나오는 꿈》
참여작가: 구지언(b.1990), 여운혜(b.1989)
주최: 인가희갤러리
출품작: 회화 8점, 설치 6점
전시 기간: 2024.11.14 – 2024.11.29.
전시 장소: 인가희갤러리 https://ingahee.com/ @ingaheegallery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44길 29 102호
오픈 시간: 수요일-토요일 13:00 – 18:00 (일요일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