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줄레주 갤러리에서 김현경과 실비오 카타니 두 작가의 2인전을 6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이탈리아 두 국가 간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국가, 성별,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에술적 동료이자 벗으로 알고 지낸 실비오 카타니와 김현경의 작업 세계를 반추하고 새롭게 작업한 신작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명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양국 간 관계 뿐만 아니라 작가별로 뚜렷한 작업 세계 역시 예술의 영원성에 귀속되어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며 이탈리아어로 해학, 농담을 뜻하는 Scherzo (스케르초)와 먹의 농담(濃淡)을 중의적 의미로 사용하여 실비오의 채도 높은 유쾌한 색감과 김현경의 겹겹이 쌓인 깊이감을 함께 다룬다.
실비오 카타니(Silvio Cattani)는 현대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꾸준한 작품 활동과 더불어 이탈리아 트렌토와 로베레토의 근현대 미술관의 부관장이자 KN 미술학교의 학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작가는 1993년 이탈리아 에술과 교육에 대한 뛰어난 공헌을 인정받아 이탈리아 문화부로부터 이탈리아 기사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실비오 카타니의 작품들은 미묘하고 암시적인 수단을 통해 전달되는 서정적인 요소와 표현적인 요소들의 혼합으로 나타나며 그의 예술에 담긴 다양한 형태와 활기찬 색상은, 하나의 맥락 안에서 다수의, 그러나 일관성 있는 이야기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독특한 변증법적인 표현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김현경은 이화여대 조형 예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거쳐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고유의 방식으로 재해석된 수묵화를 선보인다. 먹을 통해 농담이라는 시간의 중첩을 표현하는 작가는 기존의 사실적 묘사 위주의 정형화된 화법을 탈피하고 전통적 수묵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조형 언어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대나무의 형상보다는 대나무 숲을 경험하며 축적된 내면의 기억을 표현하는 식이다. 자연의 본래 이미지와 기하학적 구성이 공존하는 재구성된 평면 위엔 한지를 까맣게 그을린 태운 자국과 칼로 컷팅한 흔적 등 실험적 작업 방식이 드러난다. 이는 김현경 작가의 작업 세계의 근간인 비워내는 정신 즉, 생성과 소멸의 회귀 속에서 작가가 느꼈던 평온의 심정을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