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시리뷰] 리만머핀 서울 X 엄태근 '원더랜드 Wonderland'

구글 선호 매체로 추가

4인의 작가가 선보이는 현실과 상상의 만남, 이질과 동질의 풍경

리만머핀 서울은 게스트 큐레이터 엄태근의 기획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그룹전 《원더랜드 Wonderland》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가 참여한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에 착안한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령, 성별, 지역에서 고유의 방식으로 동시대적 가상 풍경을 직조해 온 작가들의 신작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는 역설적이고 비논리적인 경험들 다루며 현실과 모순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토끼굴로 떨어진 앨리는스는 "넌 누구니?"라는 쐐기벌레의 물음에 아무 답도 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아닌걸요"라는 답변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할 수 없음과 동시에 자기동일성이 상실된 문제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답변이다. 내가 누구인지 규정할 수 없음에서 오는 불안감과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 끊임없는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앨리스가 꾸는 꿈이 허황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전시 《원더랜드 Wonderland》에서는 작가들이 공유하는 이상 세계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GUIMI YOU/ Green Lake, 2023/ Oil on linen, 70.87 x 120.08inches, 180 x 305cm, Courtesy the artist and Make Room, Los Angeles (Photo by Creative Resource)
GUIMI YOU/ Green Lake, 2023/ Oil on linen, 70.87 x 120.08inches, 180 x 305cm, Courtesy the artist and Make Room, Los Angeles (Photo by Creative Resource)

작가 유귀미는 지난 L.A에서 진행한 전시 인터뷰에서 “모든 페인팅에 기본적으로 일상을 담는다. 내가 어느 쪽으로 바라보고 어디로 향하는지,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항상 주제가 된다”라고 말한다.  작품에는 이민자이자 여성 그리고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경험된 고립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귀미 작가의 작품이 풍기는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개인적 의미를 초월하는 보편적 공간이기도 하다. 

HYUN NAHM/ Irem, 2022/ Epoxy resin, pigment, cement, fiberglass, stainless steel and polystyrene, 89.76 x 23.23 x 20.47inches 228 x 59 x 52cm (Photo by Sangtae Kim)
HYUN NAHM/ Irem, 2022/ Epoxy resin, pigment, cement, fiberglass, stainless steel and polystyrene, 89.76 x 23.23 x 20.47inches 228 x 59 x 52cm (Photo by Sangtae Kim)

작가 현남은 전통적인 조각 방식처럼 재료를 쌓아 올려서 축척한 것이 아니라 채굴 방식을 통해 형성된다. 텅 빈 공간에 덩어리를 형성하여 굳혀 만든 조각 그 형태가 독특하다. 이는 동시대 도시풍경이 재구성된 세계로 축경(縮景) 즉, 축소된 풍경의 표현이자 종말론적 미래 도시 풍경과 폐허를 은유한다.

KEN GUN MIN/ 1992 Western Ave., 2023/ Oil, Korean pigment, silk embroidery thread, beads, crystals, 112 x 64inches, 284.5 x 162.6cm (Photo by Edward Mumford)
KEN GUN MIN/ 1992 Western Ave., 2023/ Oil, Korean pigment, silk embroidery thread, beads, crystals, 112 x 64inches, 284.5 x 162.6cm (Photo by Edward Mumford)

작가 켄건민은 이민자로서의 경험과 다문화적 관점을 기반으로 퀴어이민자 등과 같은 소외된 주제를 다룬다. 작가의 두드러지는 작업 방식은 자수이다. 때문에 분명 서양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가져왔음에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교차된 문화적 풍경을 통해 규정되지 않은 환상적 이미지로 풀어내며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같은 범세계적 쟁점으로 연결시킨다.

MIE YIM/ Molotov, 2023/ Oil on canvas, 72 x 60inches, 182.9 x 152.4cm (Photo by Creative Resource)
MIE YIM/ Molotov, 2023/ Oil on canvas, 72 x 60inches, 182.9 x 152.4cm (Photo by Creative Resource)

임미애 작가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의 모호성과 화려한 색상에서 보여주는 긍정적인 측면과 그 사이에 발생하는 긴장감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는 디아스포라적 경험에 기인한 작가의 유년시절 기억의 파편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인  앨리스의 이야기처럼 익숙하지만 역설적인 경험이 만들어낸 새로운 결과물을 각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전시는 2월 24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관련 기사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작성

0/2000

댓글은 검수 후 노출됩니다. 비방·욕설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