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세인이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라지는 자연을 향한 연민과 아픔을 여백의 미로 승화하는 강현덕 작가의 21번째 개인전을 18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장소특정적 회화, 설치미술, 한지를 이용한 회화와 드로잉, 파라핀을 녹여 만든 사물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사라져가는 자연을 역설적으로 표현해 여백을 비우는 것이 아닌 채워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는 사회문화적으로 주요 화두가 됐다. 인간의 이기적 활동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구의 생물 중 유일하게 인간만이 자연과 ‘공생’ 하기 어렵다고 한다. 동식물은 자연과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지만 인간은 자신의 공간에 벌레 한 마리도 용납하지 않는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연을 계속해서 제거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 도심에서 자연을 느끼겠다며 꾸며 놓은 정원에서도 인간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선택된 식물만 남기고 잡초들은 모두 뽑아버린다.
하지만 작가는 ‘인간’의 기준에 의해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잡초에 주목한다. 곧 짓밟히고 제초제로 제거될 잡초들을 작업에 끌어들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이러한 시각은 작품 제작 방식에도 스며든다. 작가는 대상이 아닌 여백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회화는 구상적인 대상이든 추상적인 감성이든 어떠한 것을 그려 채워 나간다. 하지만 작가는 자연에서 소외되는 것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대상을 그리는 대신 대상의 여백을 그려 나간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대상을 소멸시키고 소멸된 대상에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