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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개인전, 안락한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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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 작가노트

우리는 쉼을 표현할 때 집이라는 장소, 공간을 빼놓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모든 걸 내려놓고 온전히 편안하게 때로는 은밀하고 긴밀해진다. 이는 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외부 요소들로부터 분리되어 안락함과 안정감을 받을 때 행해진다. 누가 알려준 것도, 강요한 것도 아닌 본능적인 우리들의 행동이다. 우리는 그렇게 날 때부터 자연히 집과의 정신적, 신체적 교류를 통해 사적이고 필수적이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임을 받아들인다.

나고 자라 여전히 살고 있는 나의 집, 배움을 위해 18년도부터 여전히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집. 394km 떨어진 두 집을 처음에는 최선을 다해 적응하고 연결하려 했지만 비단 머리로 감정을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하면 한껏 날선 촉각과 둥둥 뜬 정신에 결국 밝은 빛을 보고야 말았던, 현관 앞 캐리어를 미처 치우지 못한 채 다시 발걸음을 돌리던 그 언젠가가. 끝끝내 통열한 균열을 만들어 비가시적인 나와 집의 관계에 긴장감을 유발해 정체성에 혼란을 촉발시켰다. 어떠한 의지도 개입되지 않았으나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유랑자가 되었다.

······ 탈탈탈- 돌아가는 작은 원들이 오늘도 결국 어딘가에 도달했음을 알렸다. 깊은 들숨으로 낯선 공기에 적응하려 노력하다 이윽고 털썩 주저앉아 짐을 풀었다. ······ 지친 몸을 잠시 뉘 우려다 현관 앞 분홍색 캐리어와 눈이 마주쳤다.
창고에 넣어볼까 잠깐 고민하다 ‘어차피 다시’라고 읍 조리곤 이내 고개를 돌리는 나를 발견했다. ······
······잠을 청하려 별을 세어볼까 꼭 감은 눈을 떴지만 텅 빈 천장에 아! 하고는 깨달았다. ······ -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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