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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박 스튜디오 세 번째 기획전시, '이것은 꽃이 아니다 Ceci n'est pas une fl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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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김이박 스튜디오의 세 번째 기획전시 '이것은 꽃이 아니다 Ceci n’est pas une fleur'전이 11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서울 종로구 시대여관에서 열린다. 참여작가는  김연, 이물질, 박선하, 킴비 작가이다.

김이박 스튜디오의 세 번째 기획전시 'Ceci n'est pas une fleur: 이것은 꽃이 아니다'는 꽃 그림의 의미와 본질에 관한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

꽃 그림은 왜 미술시장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나. 아마도 꽃의 도상을 보면 관성처럼 사랑과 감사, 부귀영화와 같은 단어들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림에서 읽는 꽃의 이미지는 환상일 뿐, 꽃의 실체가 아니다. 그림 밖으로 나와서, 백과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꽃의 정의는 ‘속씨식물의 생식기관’이다. 이 정의 또한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에서 꽃을 설명한 구절에 지나지 않으며 꽃의 본질이라 말할 수는 없다.

이물질 작가는 "그렇다면 꽃은 그냥 꽃 인가? 아니다! 미셸 푸코가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에 관해 분석한 것처럼 ‘꽃’이라는 단어 또한 인 간이 만들어낸 언어적 기호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인간의 표현으로 구성되는 꽃은 결국 거짓이 함유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Ceci n'est pas une fleur: 이것은 꽃이 아니다'는 “나는 꽃을 그렸지만, 이것은 꽃 그림이 아니다"라 는 모순적 문장을 통해 꽃 그림의 ‘통상적 환상’, 즉 기존의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제거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환상세계를 구성하였다. 각자의 방에 조성한 기억(김연 작가)과 분노(이물질 작가), 경계(박선하 작가)와 불안 (킴비 작가)의 화원은 분절되고 연결되며 독자적인 세계관을 공유한다.

작가는 "거짓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세상, 어차피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 세상의 거짓에 동화되기보다는 나의 거짓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작가노트

김연 작가노트 | 꽃의 기억
길을 가다 쪼그려 앉아 꽃을 보았다.
지난밤 비에 떨어진 꽃잎이 붉었다. 너는 정말로 예쁜 분홍색이구나.
붉은 그림자 사이에서 가만히 너의 기억을 본다.
내가 그린 공간은 사소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진실을 알 수 없는 세계 속에서, 기억은 왜곡되고 붉었던 감정의 색은 빛을 잃는다. 나의 꽃은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색을 담는다.
그래서, 나는 꽃을 그렸다.

이물질 작가노트 | 나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단어들을 사랑한다. 우울과 희망을 품은 파랑, 불안하고 생명력 넘치는 젊음, 그리고 중의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동음이의어. 말, 철, 눈, 발, 밤 따위의 것들……. // 사람들이 나의 작업을 보고 늘 이렇게 말했다. / “멋지긴 한데, 너무 어둡지 않아? 사람들은 밝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잖아.” /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꽃을 그려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지금껏 추한 것을 그려왔단 말인가? 화가 났다. // 천 위에 선을 마구 그었다. (중략) 나 보기에 아름다웠다. 이제 더는 남들에게 묻지 않아도 되었다. // 마음속 화는 비로소 화(花)가 되었다.


박선하 작가노트 | 바닷속에는 산호초가 꽃처럼 핀다. 나의 작품 속, 물 속에 잠긴 도시는 현대인에게 불안과 분노, 상실감을 야기하는 사회구조가 와해된, 작가가 바라는 유토피아적 이상향이면서도 인간이 살 수 없게 파괴된 디스토피아적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에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산호초의 등장은 붕괴되고, 파괴된 공간과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극명한 대비가 느껴진다. 이는 경계를 넘나들며 불안을 안고 사는 나의 심리적 공간이자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경계선 위에서 느끼는 불안의 감정을 대변하는 은유의 공간이다.


킴비 작가노트 | 나는 늘 뿌리없이 부유하는 것 같았다.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었고 누군가와 나눌 마음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 혼자 뚝 떨어진 섬같았다. 아무도 나의 출처를 알 수 없는 불안과 분노와 우울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 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누가 이해해 줄 수 있겠냐만은.
어떤날은 불완전한 이 상태가 그런대로 꽤 괜찮기도 했고 어떤 날은 못견디게 싫기도 했다. 그럴 땐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줄 완벽하고 무결한 어떤 존재를 기다린다.
텅 빈채 침전하는 나의 공간에 폭죽을 쏘아올리고 흐드러지게 핀 꽃을 심어 누군가의 눈에 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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