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안지산 작가 개인전 '폭풍이 온다'전을 11월 23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는 안 작가의 신작 회화 15 점, 콜라주 23 점이 소개된다.
안지산 작가가 그려내는 대상들은 대부분 작가가 부여하는 특정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고 그 상황에 의해 잠식된 불안은 여러 대상들의 뒤에 숨어있다가 슬금슬금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이 불안과 온전하게 마주할 때가 바로 안지산 작가의 회화를 제대로 즐기는 순간이다.
전시 ‘폭풍이 온다’에서 작가가 작품에 부여하는 특수한 상황은 폭풍이다. 여기에 인간의 잠재적 불안을 암시하는 기제는 구름과 돌산 그리고 마리라는 인물이 맡았다. 기존 작품이 밀폐성이 부각 된 실내 공간인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신작들은 감정을 실은 외부 풍경과 인물 묘사에 크게 기대고 있다.
작업 전반에 드러나는 표현 대상보다 그것이 처한 특정 상황에 더욱 집중하고 그 감정을 화폭으로 옮기는 방식은 유지됐다.
풍경 중 작가는 특별히 구름에 집중하는데, 이는 그가 17세기 네덜란드 화풍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구름 그리기에 집착했던 당대 화가들의 작가적 욕망을 좇는 안지산이라는 화가의 맹목적 집착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런 까닭에 구름은 화가의 욕망이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좇아야 하는 불안을 동시에 담고 있는 대상이 된다.
구름의 변화무쌍한 형태와 살아있는 듯한 움직임에 대한 여러 표현적 변주들은 이번 전시에 부여된 ‘폭풍’이라는 상황 속에 삼켜진 인간의 태생적 불안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관찰 대상이자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구름과 불안한 대상으로서의 구름을 영리하게 중첩시키며 최종적으로는 화가로서의 욕망과 인간의 불안을 모두 표현해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폭풍이라는 상황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선 모든 가능한 인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 등을 대신함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