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그 뒤’전에 나온 장한나 작가의 설치작품 뉴락. 인류세에 대량생산되면서 마구 버려져 바다나 땅속에서 새로운 암석이나 지층의 일부처럼 변질된 플라스틱 덩어리의 모습들을 디스토피아적인 생태계의 모습으로 드러냈다.
사진=홈페이지
부산현대미술관은 3월 1일까지 현대미술 기획전 '그 후, 그 뒤'를 열고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온 환경오염 징조를 추적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각본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기획전이다. 팬데믹, 기후 생태위기, 불평등 등으로 종잡기 어려운 인류 미래상을 시각예술가, 디자이너, 연구자들의 다채로운 이미지 작업들로 예측해보는 기획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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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은 해파리와 인간의 생존 대결 구도라는 개념으로 제작한 연극형 설치 작품 'Win><Win'을 선보인다.
관객 퍼포먼스 설치작품 ‘승><승’은 입소문 난 수작이다. 오염이 심화한 바다 환경과 위태로운 인류 미래를 관객과 해파리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연출 구도로 보여준다.
부산현대미술관의 ‘그 후, 그 뒤’전에 나온 독일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의 연극 퍼포먼스 설치작품 ‘승 승’. 실제 수조 속을 헤엄치는 바다 해파리가 객석의 관객 눈앞에 등장해 서로 대결하듯 마주 보는 구도가 펼쳐진다. 2017년 작으로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미술관이 부산아쿠아리움과 협력해 만든 한국판 에디션이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가나 출신 작가 존 아캄프라는 독극물과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 등 10개국에서 촬영한 생태 재난과 징후 자료를 엮어 만든 6채널 영상 설치작 '보라'를 전시한다. '보라'는 다섯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 형식에 맞춰 20세기 이후 인류사의 대사건, 산업화의 과정, 생태재난, 인공지능, 디지털 혁명 등의 대서사를 여섯개 채널의 대형 스크린에 집약했다.
환경활동가인 장한나 작가는 버려진 플라스틱이 풍화작용을 거쳐 새로운 암석이 돼 지층의 일부가 되는 현상에 주목한 작품 '뉴 락(New Rock)'을 보여준다. 땅속에서 새로운 암석이나 지층의 일부처럼 변질된 플라스틱 덩어리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 후, 그 뒤’전에 나온 장한나 작가의 설치작품 뉴락. 인류세에 대량생산되면서 마구 버려져 바다나 땅속에서 새로운 암석이나 지층의 일부처럼 변질된 플라스틱 덩어리의 모습들을 디스토피아적인 생태계의 모습으로 드러냈다.
김아영 작가는 탄소 배출권 문제, 에너지의 지속 가능성, 이상징후로 인한 미래 상황을 모의 실험하는 서사적 작품 '수리솔: POVCR'을 출품했다.
지하층 공간의 ‘신실한 실패’전에선 디자인 작가 잭슨 홍과 재커리 폼왈트가 갈수록 추상화하는 현대 소비금융 자본주의 체제의 실체를 건축 공간 이미지 분석과 뒤틀린 상품 디자인으로 짚어낸다.
부산현대미술관 기획전 ‘신실한 실패: 재현 불가능한 재현’에 나온 작가 재커리 폼왈트의 영상물 모래 위의 임금 의 한 장면.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창립 주역 판 론(반 룬) 가문의 저택이었던 암스테르담 판 론 뮤지엄의 난간과 회화, 사진 등에 초점을 맞추며 가문의 재산 증식 과정을 이 문화적 산물들이 어떻게 함축하고 은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기할 만한 건 폼왈트가 내놓은, 자본의 역사가 깃든 건축 공간 연작들이다. 영상물 <모래 위의 임금>은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창립 주역이던 판 론(반 룬) 가문의 저택이던 암스테르담 판 론 뮤지엄의 난간과 회화, 사진 등에 카메라 앵글을 맞추며 가문의 재산 증식 과정을 이 문화적 산물들이 어떻게 함축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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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영상물 <언서포티드 트랜짓>은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 신축공사장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과 19세기 말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탄생 계기가 됐던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의 말 주행 연속사진의 내레이션을 함께 병치해 추상화한 자본주의와 이미지 재현의 관계를 분석한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다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선전 거래소 공사장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부각시킨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작가는 바로 이 장면에서 자본주의 체제가 금융 시스템 본위로 추상화할수록 노동하는 인간의 자취는 사라진다는 속성을 짚어내면서 날카로운 시각적 통찰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