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진 마이어슨(Jin Meyerson)은 1990년대 후반 뉴욕 활동을 시작으로 전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다.
5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작가는 그동안 다양한 국가에서 작업활동을 펼쳤으며 현재는 한국인 큐레이터와 결혼 후, 문래동 작업실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낯선 문화를 접한 입양아로서의 트라우마와 정체성을 찾아가며 겪는 각종의 사회적 이슈를 녹여 담고 있다.
진 마이어슨 작가의 작업공간 (사진=이미희 기자)
굴곡진 선이 돋보이는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함께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디지털 작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유화물감을 사용한 회화이다. 작가는 주제가 될 이미지를 선별해 미디어에서 추출하고 원본의 이미지를 뒤틀리고 왜곡된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확장, 반전의 레이어링은 익숙한 이미지를 줄이고 늘려 마치 엿가락 처럼 휘어진채, 알 수 없이 비틀린 형태로 추상회화의 변화에 혁신을 제시하고 있다.
진 마이어슨 작가의 작업 공간 (사진=이미희 기자)
작업실 한켠에 걸린 '침대 시리즈'는 마치 빛을 뿜어내는 듯한 강렬함에 시선을 사로 잡는다. 외부에서 생겨나는 문화적 주제를 작가의 내부로 가져올 때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데, 작품은 환경이나 시대를 반영하여 파생된 작가 자신의 서사 그 자체인 것이다. 작품은 그가 입양된 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던 밤을 소재로 한다. 성인이 된 현재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부모님의 존재에 대한 갈망과 정체성을 담아 무의식의 구상적 형태로 표현했다. 침대라는 주제가 강조된 추상적 변형 작품에서도 미끄러지 듯 아름다운 기법이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진 마이어슨의 작품임을 느끼게 한다.
진 마이어슨의 작품 (사진=이미희 기자)
그의 작업은 회화 작업 뿐만아니라 영상물, 증강현실 등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자전적 추상화와 함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 같은 작품과 전시는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시퀀스의 일부일 뿐이다.
진 마이어슨은 미네소타 예술 디자인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펜실베이니아 순수미술 아카데미의 스튜디오 아트 프로그램으로 석사 공부를 시작했다. 1977년 MFA학위를 받은 작가는 2004년 뉴욕에서 첫 개인전 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구겐하임과 첼시미술관,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등 유수의 기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올해 전시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어 스웨덴에서 개인전이 진행될 예정이다.